리게티 컴퓨팅은 초전도의 길을 가고 있기에, 초전도 방식을 택한 소형 종목의 급등락을 분할 매수로 견디고 양자 공부로 마음을 다잡은 개인적인 경험과 판단을 솔직하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왜 리게티였나 — 초전도라는 다른 길


아이온큐로 이온트랩이라는 한 갈래에 발을 담근 뒤, 나는 곧 다른 고민에 부딪혔다. 한 가지 방식에만 기대는 것이 왠지 불안했고, 경쟁하는 다른 길도 직접 지켜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눈을 돌린 곳이 초전도 방식을 대표하는 회사 가운데 하나인 리게티 컴퓨팅이었다. 초전도 큐비트는 아주 작은 전기 회로를 절대영도에 가까운 극저온으로 얼려 만든다. 재료를 그 온도까지 식히면 전기가 저항 없이 흐르는 초전도 상태가 되고, 그 위에서 미세한 전류의 두 방향을 큐비트의 두 상태로 삼는다. 이 방식의 매력은 반도체를 만들던 공정과 상당히 닮아 있어서, 큐비트를 하나하나 손으로 다루는 대신 칩처럼 찍어낼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리게티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체 제조 시설을 갖추고 설계부터 생산까지 직접 하는 이른바 풀스택 전략을 내세운다. 물론 그늘도 짙다. 초전도 큐비트는 거대한 냉각 장치 없이는 한순간도 버티지 못한다. 실온에서 시작해 큐비트가 놓이는 자리까지 온도가 얼마나 가파르게 떨어지는지는 뒤에 온도의 계단으로 그려 두었다. 게다가 상태가 흐트러지기까지 버티는 시간이 이온트랩보다 짧아, 오류가 자주 생긴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는 두 방식이 마치 정반대의 장단점을 나눠 가진 것처럼 느껴졌다. 정확도와 안정성은 이온트랩이, 속도와 확장성은 초전도가 앞선다는 식의 대비 말이다.
위 두 그림에는 그 대비를 정성적으로 견준 비교와, 초전도가 요구하는 극저온의 계단을 각각 담아 두었다. 어느 쪽도 완승은 아니라는 사실이 오히려 이 분야를 오래 지켜볼 이유가 된다고 느꼈고, 그 대비가 흥미로워 나는 리게티에도 아주 작은 자리를 마련해 두기로 했다. 내가 이 회사를 눈여겨본 또 다른 이유는 스스로 만들 줄 안다는 점이었다. 남의 공장을 빌려 쓰는 대신 자기 손으로 칩을 설계하고 찍어낸다는 이야기는, 기술의 방향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물론 그것이 곧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아직은 매출보다 연구가, 실적보다 가능성이 앞서는 단계라, 이 회사의 주가 역시 먼 미래에 대한 기대를 미리 당겨 온 성격이 강하다. 그 사실을 분명히 알기에, 나는 이 종목을 대박을 노리는 자리가 아니라 초전도라는 길이 어디까지 가는지 내 돈을 아주 조금 얹어 지켜보는 관찰석쯤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두 방식을 나란히 놓고 보니,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밀어낼 것 같지 않았다. 각자 다른 문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풀어 가는 중이고, 어쩌면 끝까지 공존하거나 예상 못 한 제3의 길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 불확실성 자체가 이 분야의 매력이자, 한 종목에 전부를 걸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소형주의 롤러코스터, 분할 매수로 버틴 법
리게티는 시가총액이 크지 않은 소형 종목이라, 주가의 출렁임이 아이온큐를 처음 살 때와는 또 다른 차원이었다. 어떤 날은 별다른 소식도 없이 두 자릿수로 튀어 올랐다가, 다음 날이면 그만큼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실적으로 또렷하게 설명되는 회사가 아니다 보니 작은 재료 하나에도 주가가 크게 휘청였고, 계좌를 열 때마다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했다. 아이온큐에서 큰 결정을 하룻밤 재우는 규칙을 이미 배운 나였지만, 소형주의 진폭 앞에서는 그 규칙조차 자주 시험당했다. 그래서 이 종목만큼은 처음부터 한 번에 사지 않기로 못을 박았다. 정해진 금액을 정해진 간격으로 나눠 넣는 방식, 흔히 분할 매수라고 부르는 접근을 택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같은 돈이라도 주가가 쌀 때는 더 많은 수량이, 비쌀 때는 더 적은 수량이 담긴다. 급락이 오면 겁이 나기 마련이지만, 오히려 그때가 계획한 매수를 담담하게 실행하는 순간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몇 차례를 거치니 평균 매입 단가가 자연스럽게 다스려졌고, 하루하루의 등락에 팔아치우고 싶은 충동도 눈에 띄게 줄었다. 아래 그림은 같은 금액으로 나눠 살 때 값이 쌀수록 더 많은 수량이 담기는 원리를 예시로 그린 것이다.
물론 분할 매수가 손실을 없애 주는 마법은 아니다. 값이 계속 내려가기만 한다면 나눠 사도 손실은 쌓인다. 다만 내게는 변동성을 견디는 심리적 완충 장치로서, 소형 종목을 들고 밤을 지새우지 않게 해 준 고마운 습관이었다. 무엇을 사느냐만큼이나 어떻게 사느냐가 마음을 지킨다는 걸, 나는 이 종목에서 몸으로 배웠다. 한번은 하루 만에 큰 폭으로 빠진 날, 정해 둔 매수 회차가 아직 남았는데도 손이 떨려 그냥 넘길 뻔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예전에 적어 둔 매수 계획을 다시 펼쳐 보며, 지금 이 감정이 계획을 바꿀 만한 새로운 근거인지 아니면 그저 붉게 물든 화면이 주는 공포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답이 후자라는 걸 인정하고 나서야 계획한 만큼만 담담하게 담을 수 있었고, 며칠 뒤 주가가 제자리를 찾았을 때 그 판단이 옳았음을 확인했다. 반대로 짧게 크게 오른 날에는 전부 팔아 차익을 챙기고 싶은 유혹이 밀려왔지만, 이 역시 미리 정해 둔 원칙, 즉 목표 구간에 닿기 전에는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규칙 덕분에 넘길 수 있었다. 이렇게 규칙을 글로 남기고 그 규칙에 판단을 맡기는 습관은, 소형 종목 특유의 심한 출렁임 속에서 나를 지켜 준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모르면 못 버틴다 — 양자 공부로 멘탈을 잡다
종목이 크게 흔들릴 때 결국 나를 붙들어 준 것은 수익률 숫자가 아니라, 이 기술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를 내 나름대로 이해한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주가 창을 닫고 공부를 시작했다. 거창한 전공서가 아니라, 유명한 물리학자의 대중 강연 영상과 쉽게 풀어 쓴 교양 과학책, 그리고 개념을 그림으로 풀어 주는 해설 영상부터 차근차근 찾아봤다. 솔직히 처음엔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다. 중첩이니 얽힘이니 하는 말들이 귀로는 들어와도 머릿속에서 자꾸 미끄러졌고, 같은 설명을 몇 번이고 되돌려 봐야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같은 개념을 서로 다른 사람이 다른 비유로 설명하는 걸 여러 번 듣다 보니 어느 순간 흐릿하게나마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초전도 큐비트가 왜 그렇게까지 차가워야 하는지, 오류가 왜 그토록 자주 생기는지를 조금 알고 나니, 뉴스 한 줄에 휘둘리던 마음이 눈에 띄게 단단해졌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경험에서, 가장 확실한 위험 관리란 결국 공부라는 결론을 얻었다. 기술을 모르면 남의 말과 분위기에 휩쓸릴 수밖에 없지만, 조금이라도 스스로 이해하면 소문과 사실을 가르는 힘이 생긴다.
앞으로의 계획
그래서 나의 계획은 단순하다. 리게티든 다른 종목이든 사 두고 잊는 대신, 그 회사가 딛고 선 기술을 천천히 공부해 가며 오래 지켜보는 것이다. 조급해질 때마다 나는 이 분야가 몇 년, 어쩌면 십수 년을 두고 익어 갈 이야기라는 사실을 되새긴다. 공부가 어느 정도 쌓이자 뜻밖의 변화도 생겼다. 예전에는 회사가 무슨 발표를 하면 그게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조차 남의 해석에 의존했는데, 이제는 어설프게나마 스스로 가늠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큐비트 수를 늘렸다는 소식이 왜 마냥 좋기만 한 게 아닌지, 오류를 줄였다는 발표가 왜 큐비트 수 자체보다 더 중요한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면서, 뉴스를 읽는 눈이 달라졌다. 그렇다고 내가 전문가가 된 것은 결코 아니다. 여전히 모르는 것투성이고, 새로 알게 될수록 내가 얼마나 얕게 알고 있었는지를 깨닫는다. 다만 그 얕은 이해만으로도 마음의 흔들림이 줄었다는 사실이, 내게는 공부를 계속할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어쩌면 이 종목이 내게 준 가장 값진 배당은 주가가 아니라, 낯선 분야를 겁내지 않고 공부하게 된 태도일지도 모른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을 추천하거나 투자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라, 글쓴이의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